WSJ “트럼프, 올가을 김정은과 정상회담 추진…11월 APEC 계기 검토”…한국 정부 “북미 대화 재개 위한 페이스메이커 역할”
[부자동네타임즈=이현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다시 마주 앉을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김 위원장과의 만남 기회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정상회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북한의 대외관계와 협상 여건은 2019년 ‘하노이 노딜’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북한이 9차 당대회 등을 통해 제시한 ‘대화의 조건’을 미국이 수용할지도 불투명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30일 판문점에서 만나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만남 전에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연합뉴스
에이펙이 북·미(北美) 정상회담의 계기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9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미·중(美中) 정상회담이 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지난 5월 미·중 정상회담 팩트시트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 의지를 보이는 만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의제로 오를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중재를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에게도 북·미 대화 재개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면서 상대적으로 약해진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확대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명분으로 한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문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만난 2019년 이후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전력이 크게 강화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북·러 관계가 혈맹 수준으로 격상하고, 중국과 밀착이 강화한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의 시간표에 맞춰 움직일 필요성도 크지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의 최대 수혜국인 북한 입장에서 북·미 대화 수요는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크지 않은 만큼, 북·미 정상회담 성사의 관건 역시 북한이 어떤 조건을 제시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9차 당대회에서 ‘헌법상의 주권적 지위와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 헌법에 ‘핵보유국으로서 핵무기 발전을 고도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만큼, 미국이 ‘비핵화 논의’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울 경우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북·미가 대화의 조건에서 접점을 찾더라도 실제 회담이 성사되기까지는 장소를 비롯한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외교가에선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경우 회담 장소로 중국 선전보다는 제3국이 선택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자신의 외교적 성과로 부각하려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최근 북한과의 관계를 다시 강화하고 있는 중국의 외교적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상황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로선 패권경쟁이 격화하는 중국이 회담의 무대가 되는 게 달가울 리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미국의 외교공관이 없는 평양을 회담 장소로 택할 가능성은 낮다. 2019년 두 정상이 만났던 판문점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회담 장소로 다시 활용될지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를 꼽는 관측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18년 북·미 정상이 첫 회담을 개최해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한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 싱가포르 역시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비비언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지난 5월 북한을 방문해 최선희 외무상을 만나는 등 양국 관계를 관리해왔다.
일정 등의 변수로 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정상 간 전화 통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화는 ‘하노이 노딜’ 같은 대면 회담의 리스크를 낮추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수단이다.
WSJ “트럼프, 올가을 김정은과 정상회담 추진…11월 APEC 계기 검토”
트럼프 “김정은, 대화 요청에 응답… 매우 긍정적”…한국 정부 “북미 대화 재개 위한 페이스메이커 역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올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참모들에게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대면 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했다. 특히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아시아 순방 기간 김 위원장과 만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정상회담을 위한 공식적인 준비 작업은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중단된 북미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아시아 순방 당시에도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추진했다. 당시 북한도 물밑에서 회담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촉박한 일정 때문에 성사되지 않았다고 미국 당국자들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김 위원장에게 대화를 요청했고, 응답이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17일(현지시간)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화하자는 제안에 그동안 김 위원장의 반응이 왜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가 응답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응답했냐고 묻자 “그렇다. 그가 응답했다”고 답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대화가 어느 단계에 있느냐’는 질문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응답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뉴욕채널(유엔대표부)뿐 아니라 중국 베이징에서도 북·미 간 소통이 오갈 수 있다”고 했다. 또 “북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수령했다면 이 또한 응답으로 볼 수 있다”며 “북·미 간 물밑접촉이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뉴욕뿐 아니라 케빈 김 대사가 대사로 가 있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도 소통창구 중 하나로 거론된다고 했다”며 “다만 트럼프 1기 때처럼 대북팀이 잘 보이지는 않으며, 실무적으로 준비가 과연 잘됐을까 하는 의문은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관련 질문을 받고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북·미 대화가 이뤄진다면 한반도 평화·안정 및 남북 화해협력 국면으로의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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